음악과 사연 그리고 사랑 -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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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연 그리고 사랑이란 콘텐츠는 실제로 있었던(가상) 이야기들을 재구성하여 음악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드리기 위함이며, 삭막한 세상에 작은 여운과 그리움. 내면에 존재하는 따뜻함. 그리고 사랑이 함께하는 그런 이야기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음악과 함께 천천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7살 아들의 편지

 

아내가 어이없이 우리 곁을 떠난지 4년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어느 날 지방 외근으로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주지 못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와 인사를 나눈 뒤 피곤한 나머지 양복 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침대에 벌렁 누워 버렸습니다.

그 순간 뭔가 느껴졌습니다.

빨간 양념 국과 손가락만 한 라면이 이불에 퍼질러진 게 아니겠습니까?

컵라면이 이불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붙잡아 장딴지며 엉덩이며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하며 때린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 녀석의 울음 섞인 몇 마디가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빠가 가스레인지 불을 함부로 켜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보일러 온도를 높여서 데워진 물을 컵라면에 부어서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아빠 드리려고 식을까 봐. 이불속에 넣어둔 것이라고...

가슴이 메어왔습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 보이기 싫어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었습니다.

일 년 전에 그 일이 있고 난 후 저 나름대로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이는 이제 7살 내년이면 학교 갈 나이죠..

얼마 전 아이에게 또 매를 들었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회사로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다고.. 
너무 다급해진 마음에 회사에 조퇴를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았죠.

동네를 이 잡듯 뒤지면서 아이에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이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있더군요. 집으로 데리고 와서 화가 나 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단 한차례의 변명도 하지 않고 잘못했다고만 빌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 부모님을 불러놓고 재롱잔치를 한 날이라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아이는 유치원에서 글자를 배웠다며 하루 종일 자기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글을 써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아이는 학교에 진학했죠.

그런데 또, 한 차례 사고를 쳤습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날이었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리 동네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 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붙이지 않은 채 편지 300여 통을 넣는 바람에 연말에 우체국 업무가 지장을 끼친다고 온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또 일 저 질렀다는 생각에 불러서 또 매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맞는데도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잘못했다는 말만 하더군요.

그리고 우체국 가서 편지를 받아 온 후 아이를 불러놓고 왜 이런 짓을 했냐고 하니 아이는 울먹이며 엄마한테 쓴 편지라고...
단지, 그 말 한마디뿐이었습니다.

순간 울컥하며 나는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편지를 보내냐고?
그러자 아이는 그동안 키가 닿지 않아 써오기만 했는데 오늘 가보니깐 손이 닿여서 다시 돌아와 그동안 썼던 편지를 다 들고 가서 우체통에 넣었다고...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한참을 생각 후, 아이에게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으니 다음부턴 적어서 태워버리면 엄마가 볼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무런 말 없이 눈물만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밖으로 편지를 들고나간 뒤 라이터 불을 켰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하나의 편지를 들었습니다.

'보고 싶은 엄마에게'

엄마 지난주에 우리 유치원에서 재롱 잔치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한테 말하면 엄마 생각날까 봐하지 않았어.

아빠가 날 막 찾는 소리에 그냥 혼자서 재미있게 노는척했어. 그래서 아빠가 날 마구 때렸는데 엄마가 없어서 재롱잔치 안 갔다는 얘기 하면 아빠가 울까 봐 절대로 얘기 안 했어.

나 매일 아빠가 엄마 생각하면서 우는 것 봤어.

근데 나는 이제 엄마 생각 안 나...

아니 엄마 얼굴이 기억이 안 나...

보고 싶은 사람 사진을 가슴에 품고 자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고 아빠가 그랬어. 

그러니깐 엄마 내 꿈에 한 번만 나타나 줘.

그렇게 해줄 수 있지?

꼭 약속해야 돼.

편지를 보고 또 한 번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아내의 빈자리를 제가 채 울 순 없는 걸까요?

시간이 이렇게 흘렸는데도, 우리 아이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는데 엄마 사랑을 못 받아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이지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편지를 다 태우고 난 후,

조용히 책상에 앉아 아들에 편지를 써 내려갔습니다.

직접 얘기할 수도 있는데 제 감성을 컨트롤할 수 없을 거 같아서 편지를 쓰기로 한 것이죠.

"혁수야!"
"우리 혁수한테 아빠가 정말 미안하구나.
아빠는 그런 것도 하나도 모르고, 엄마의 빈자리 아빠가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거니?

남자끼리는 통한다고 하잖아.

혁수야 너 요즘에도 엄마한테 편지 쓰지?

아빠 너 엄마가 있는 하늘나라로 편지 보내는 거 많이 봤어.

엄마가 하늘에서 그 편지 받으면 즐거워하고 때론 슬퍼서 울기도 하겠지?

아빠가 우리 혁수한테 정말 미안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부분까지 아빠가 잘 챙겨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구나.

혁수야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어. 그걸 잊지 마.

아빠가 널 때린다고, 엄마가 혁수를 놔두고 하늘나라로 먼저 갔다고 섭섭해하지 마. 알겠지?

이제는 아빠가 더 열심히 우리 혁수를 위해 살게.

아빠는 우리 혁수 끝으로 사랑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아들.

아빠가 너무너무 사랑해!"

 

이 이야기는 2004년에 온라인을 눈물바다로 만든 이야기로 실제 존재했던 내용인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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