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사연 그리고 사랑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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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연 그리고 사랑이란 콘텐츠는 실제로 있었던(가상) 이야기들을 재구성하여 음악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드리기 위함이며, 삭막한 세상에 작은 여운과 그리움. 내면에 존재하는 따뜻함. 그리고 사랑이 함께하는 그런 이야기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음악과 함께 천천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슬픈 동화 - 얀

약속해 주겠니 이담에 우리 자라서

너와 내가 어른 되면 꼭 넌 나와 결혼할 거라는 말...


얼마나 더 간거니 네가 좋아했던 곳

많이 널 아껴왔던 내 품 안에서

아마 살아날 떠났다면 널 잊는 것도 나 사는 것도 익숙해질 날이 올 텐데

네가 남겨둔 눈물로 젖은 편지엔 잘 살아 달라고 행복해 달라고

너의 반지도 또 누군갈 위해서 주라 했지만

못다 했던 그 말 이제 전하려 해

기다릴 수 있겠니 조금 더디 걸려도 너의 손에 나의 약속을 되돌릴 그 날까지

사랑할 수 있겠니 너의 끝이 나이듯 나의 마지막 사랑 이 세상엔 네가 될 수 있게

세월이 흘러 내 모습이 변해갈 그 날에도 내 기억 속엔 언제나 그대로야

다음 세상엔 제발 늦게 만났으면 해 너와 내 운명의 시간이 정해진 것이라면

우리 서로 같은 날 함께 마칠 수 있게 다시는 먼 그곳에

널 혼자 보내는 일 없게

꼭 이것만은 약속해 줄게

 

'저... 결혼합니다.'

 

제 나이 이제 고작 24살.

 

'제. 결혼식에 그 사람도 오겠죠.'

 

너무나 사랑한 사람 항상 함께 있고 싶었는데 유일한 사랑.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진한 신부화장을 하고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며 사진도 찍었습니다.

 

신부대기실에 있는데 왜 그리 핸드폰에 눈이 가던지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디야?"

"집이지.."

"......"

"오늘이네.."

"......"

"나.. 못 갈 것 같아.."

"......"

"울어..?"  

전 울었습니다.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습니다.

 

조금씩 화장이 번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울기만 했습니다.

 

"어서 와. 보고 싶어."

"너 보면 또, 잡고 싶을지 몰라."

"사랑해"  

이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습니다.

거울을 보며 다시 화장을 고쳤습니다.

 

그가 들어오네요.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줄 사람.

"또, 울었니?"

"지금이라도 우리 결혼 그만두면 안 될까?"

"그럴 수 없어. 난 너와 결혼할 거야."

"나 자신 없어. 우울증 환자처럼 울기만 할지도 몰라."

"괜찮아. 니 등 보면서라도 나 살게."

 

"내가 널 사랑하니까."


그때 식을 시작한다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나, 먼저 가서 기다릴게. 장인어른 손잡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걸어와."

 

 

4년 전...

내가 사랑한 사람. 사랑해선 안될 사람이었죠.

 

편하게 호칭을 오빠라고 부르기만 했죠.

 

그 오빠는 내 친언니의 전 애인이었습니다.

 

가족 몰래 만났지만, 만나는 오빠가 너무나 편했고 몰래 가슴앓이를 하며 짝사랑도 했습니다.

 

잊어보려고 편한 오빠로만 생각하려고 남자 친구도 사귀어도 보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오빠와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오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첫 키스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달콤했습니다.

 

발그레진 얼굴을 보며 웃기만 했던 오빠. 그래도 좋았습니다.

 

오빠와 팔짱도 끼고 걸어도 봤고 오빠 눈과 나의 눈이 마주하고 있는 순간도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서로를 사랑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언니가 우리 사이를 의심해 자고 있던 제 폰의 문자메시지를 보았더군요.

 

오빠와 주고받았던 문자메시지를 보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집 안은 한바탕 뒤집어졌습니다. 그렇게 행복도 잠시였습니다.

 

그 오빠와 전 주제넘지만 허락을 받고 싶어 애원도 하고 사 정도 했습니다.

 

어른들의 반대는 생각처럼 심하셨고 그럴수록 오빠와 전 서로를 너무나 원했습니다.

 

새벽기차를 타고 바다를 갔습니다.

 

전 이별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오빠. 미안해 사랑해서 너무나 힘들게 해서 우리 여기서 그만하자."

 

오빠는 아무 말 없이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여행을 끝내고 서울을 돌아와 어른들께 정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하루에 세 번은 했던 전화도 한 번도 오지 않고. 마흔 개가 넘었던 문자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늘까지 오고 말았죠.

 

신부 행진곡에 따라 아빠의 손에 의지해 한발 한발 그를 향해 내디뎠습니다.

 

다시 눈물이 앞을 가리었습니다.

 

주위를 돌려봐도 그 오빠는 없었습니다.

 

차라리 잘된 건지도 모릅니다.

오빠가 보이면 전 주저 없이 다시 오빠에게 달려가 버릴지도 몰랐으니깐요.

 

남편으로,  맞이하며, 죽을 때까지 사랑할 것을 맹세하겠냐는 주례사의 물음에 전 아니요..!라고 대답할뻔했습니다.

 

힘들게 떨리는 목소리로 "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결혼반지를 서로의 손에 끼워주면서 행복한 결혼행진곡에 그와 발맞추어 걸었습니다.

 

부케도 던지고 신혼여행도 왔습니다.

 

그런데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저에게 들린 이야기는 그 오빠가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이야기...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변했습니다.

 

내 결혼식날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걷다가 마주치는 화물차와 부딪혀 피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했습니다.

 

행복하길 바란다는 제 결혼식이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오빠에게 에게...

 

오빠!!! 왜 그렇게 갔어? 왜 그런 거야...?

 

미안해. 나 그런 줄도 모르고 안 와서 많이 서운했는데 나 어른들 비난 다 감수할게.

 

시어머니 와의 사이도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견딜게.

 

오빠와 함께한 삼 일간의 바닷가 여행. 잊을 수 없는 추억이야.

 

평생 간직하며 살게. 결혼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었어. 그 사람한테 잘할게. 그래도 되지?

 

평생 내 등만 바라보며 살겠다는 사람이거든. 가끔 웃는 얼굴도 보여주면서 살게.

 

조금만 기다려. 거기선 우리 사랑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 없지...?

 

그때까지 기다려. 오빠의 허전한 빈자리 내가 채워줄게.

 

맨날. 기다리라고만 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이 이야기는 2003년에 한 온라인 카페에 올려온 익명의 여자분께서 올리셨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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