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코로나 19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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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가 7월 1일부터 국내 공급이 시작되었다. 렘데시비르 관련 국내 제약사는 파미셀, 진원 생명과학, 에스티팜, 신풍제약, 에이프로젠 제약, 액세스바이오 등이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2 (SARS-CoV-2, 종전에는 2019-nCoV로 불림)에 의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예방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기관인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에서 발표한 대규모 임상 초기 데이터에서 렘데시비르가 중증 COVID-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 FDA는 5월 1일, 호흡 장애로 인공호흡기 등이 필요한 COVID-19 중증 입원 환자에 렘데시비르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발표하였다. 긴급 사용 승인은 연구 진행 중인 단계로 대체 약이 없는 상황 등에서 의약품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이다. 렘데시비르는 아직 사람에서 치료제로 정식 승인되지 않은 약물로 일부 유효성,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진행 중인 임상 연구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입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COVID-19 치료에서 잠재적인 후보 약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렘데시비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렘데시비르란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구조적으로 뉴클레오시드 유사체이다. 처음 개발된 형태는 GS-441524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고양이의 전염성 복막염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이었으며, 여기에 인산기를 포함하는 그룹이 추가된 것이 렘데시비르이다. 모두 바이러스의 RNA-의존성 RNA 중합효소를 타깃으로 한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중 GS-441524의 효능을 확인하고 이 구조를 최적화하여 렘데시비르를 도출하였다. 전구약물(prodrug)인 렘데시비르는 정맥 주사 후, 체내에서 세포 대사를 통해 활성형인 GS-443902로 변환되어 ATP와 유사한 구조로서 RNA 중합효소를 저해한다.

 

렘데시비르 및 유도체, 대사체 구조

 

작용 기전

사스(SARS-CoV-2)는 단일 가닥 RNA를 유전물질로 갖는 RNA 바이러스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한 후 새로운 개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RNA 핵산의 복제가 필수적이다. 사스(SARS-CoV-2)의 RNA 구조는 S(수용체 결합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 M(막 단백질), E(외피 단백질), N(뉴클레오 캡시드 단백질) 유전자 등으로 구성된다.

 

사스(SARS-CoV-2의 RNA 모식도)

 

코로나바이러스의 RNA-의존성 RNA 중합효소가 RNA를 합성하며, 렘데시비르는 호흡기 상피 세포에서 이 효소를 억제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다. 뉴클레오시드 분자와 구조가 비슷한 렘데시비르는 체내에서 활성형인 렘데시비르 삼인산으로 변환되는데, 이는 아데노신 삼인산(ATP)과 유사한 구조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ATP와 경쟁하여 중합 과정에서 대신 삽입됨으로써 복제 과정을 중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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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RNA 복제 과정 중에 발생하는 오류를 교정하는 핵산 외부 가수분해효소에 의해서도 렘데시비르는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수선 작용을 회피하여 바이러스 RNA 합성을 억제한다. 특징적인 것은 사슬에 삽입되어 즉각적으로 합성을 차단하는 여타의 사슬 종결제와 달리, 렘데시비르는 연장 중인 RNA 사슬에 몇 개 염기를 추가된 후 합성을 종료시키는 지연 사슬 종료를 일으킨다.

아래의 성장 중인 사슬의 i 위치에 렘데시비르가 삽입되면, 이후 세 개의 뉴클레오티드가 더 연장된 i+3 위치에서 RNA 합성이 멈추게 된다.

 

COVID-19에서렘데시비르의작용기전
1. SARS-CoV-2는 S 단백질을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타깃 세포 내로 침입한다.
2. 뉴클레오시드 유사체인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의 RNA 중합효소(RdRp) 억제제로 작용해서 RNA 복제를 막는다.
3. 렘데시비르가 바이러스 RNA 복제에서 연장 중인 사슬(i 위치)에 추가되면 즉각적으로 RNA 합성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고, 그 위치에서 세 개 더 뉴클레오티드를 연장한 부위(i+3 위치)까지 합성한 뒤 RNA 합성이 중단된다.
4. 렘데시비르 삼인산은 바이러스 RNA 합성에서 수선 작용을 하는 nsp14-ExoN에 의해서 제거되지 않는다.

 

약동학

렘데시비르 코로나19

렘데시비르는 약동학 연구 결과, 초회 통과 효과로 경구 투여가 적합하지 않으며 근육으로부터 느리고 변동성 있는 유리가 나타나 근육주사 또한 적합하지 않았다. 정맥 주사(intravenous infusion) 투여가 가장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렘데시비르를 타깃 세포로 운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맥 주사 후 렘데시비르는 다양한 조직에 분포하는데 특히 신장, 간, 대동맥에 높은 수준으로 분포하며, 뇌 조직에는 거의 분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비 경로는 주로 신장 및 담즙 배설된다.

 

렘데시비르 코로나 19 치료제(말초혈액 단일세포 분리과정)

 

세포 대사를 통해 활성 형태인 GS-443902로 변환되며, 말초혈액 단핵세포(PBMC) 연구에서 GS-443902의 반감기는 35.95시간으로 나타났다. 매일 투여 시 GS-443902 활성 성분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적정 혈중 농도 도달을 위해 초기 200 mg 투여 후 이후 용량은 100 mg으로 조정되었다.

 

약물 상호작용

렘데시비르 코로나19

렘데시비르는 사이토크롬 P450 효소인 CYP2C8, CYP2D6, CYP3A4에 의해 대사 된다. 수송체인 OATP1B1, P-gp의 기질로 나타났으나 비경구 투여되므로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CYP3 A4, OATP1B1, OATP1B3, BSEP, MRP4, NTCP의 저해제로 나타났으나, 신속히 배설되기 때문에 해당 약물 상호작용이 임상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제시되었다. 렘데시비르는 CYP3A4 mRNA나 CYP3A4/5 활성을 유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렘데시비르의 유효성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약물로 filovirus(예. 에볼라 바이러스), paramyxovirus(예. RSV, 니파 바이러스), CoV(예. SARS-CoV, MERS-CoV) 등에 활성을 가지며 COVID-19 치료를 위한 임상 연구 중에 있다.

 

에볼라 출혈열

 

2015년 미 육군 전염병 연구소에서는 붉은 털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렘데시비르의 에볼라 바이러스 억제 결과가 발표되었다. 2013~2016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였고 긍정적인 예비 결과를 얻어, 2018년에 발생한 콩고의 키부 에볼라 유행에서 긴급 사용된 바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에서 시행된 2상 임상에서 렘데시비르 투여군의 치사율은 53%로, 다른 항체 약물인 MAb114(치사율 35%), REGN-EB3(치사율 33%) 대비 효과적이지 않았으며,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의 치사율(평균 50%)과 큰 차이가 없어 임상이 중단된 바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수용체 분포는 매우 광범위하여 호흡기관뿐 아니라 위장관, 요로관, 혈액계 등에서 치명적인 출혈성 열을 일으키고 오랜 기간 눈과 중추신경계에 존재한다. 반면 렘데시비르는 체내 고환, 부고환, 눈, 뇌에 신속하게 분포되지만 눈, 뇌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분포한다. 이와 같이 치명적인 조직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전파되기 때문에, 렘데시비르가 에볼라 바이러스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제시된 바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렘데시비르 코로나19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 RNA 합성을 억제하는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로, SARS-CoV, MERS-CoV, SARS-CoV-2에 대한 세포 및 동물 모델에서 RNA 복제 억제 활성이 확인되었다. 미국의 최초 확진자에서 렘데시비르의 동정적 사용으로 증상이 호전되면서 COVID-19 치료 후보로서 가능성이 제시되었고, 이후 임상 시험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로 NEJM 저널에 2020년 4월 10일 발표된 렘데시비르의 임상 결과는 미국, 유럽, 캐나다, 일본에서 이루어진 중증 COVID-19 입원 환자 53명에서 렘데시비르의 동정적 사용에 대한 코호트 데이터이다. 렘데시비르 투여한 53명 중 36명에서 임상적 개선을 보였으나, 대조군 없이 진행되어 결과 해석에 한계가 있다.

 

 

이후 4월 29일 미국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는 9개 사이트(유럽, 일본, 한국, 멕시코, 싱가포르, 영국, 미국 등)의 1,063명 대상 대규모 3상 임상 시험(randomized, double-blinded, placebo-controlledtrial, Adaptive COVID-19 Treatment Trial, ACTT) 예비 결과를 발표하였다. 영상 검사에서 infiltration이 있는 경우, 산소포화도(SpO2) 수치 94 이하, 산소 보충을 요하는 경우, 기계적 환기를 요하는 COVID-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복용 시, 위약 대비 회복에 걸리는 시간(1차 평가지표)을 31%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복이란 병원 퇴원 혹은 정상 활동 수준으로 돌아가는 정도의 회복을 의미한다. 특히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의 회복에 걸리는 시간의 중간값은 11일이였으나, 위약군은 15일에 해당했다.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이미지출처 호주 브레이크 뉴스)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일본 사용 승인 (이미지출처 호주 한국면세 뉴스)

 

렘데시비르 투여군의 치사율 8%, 위약군의 경우는 11.6%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중증 COVID-19 입원 환자에서 렘데시비르의 잠재적인 이익이 위험성을 상회하는 것으로 제시되었으나, 임상 진행 중에 발표된 결과이므로 향후 연구 종료 후 발표될 최종 결과에서 유효성 입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같은 날 Lancet 저널에는, 중국에서 수행한 237명 대상 임상에서 렘데시비르가 위약 대비 임상적 개선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시켰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상반된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 임상 시험은 부작용 발생으로 인해 조기에 중단되었다. 현재까지 렘데시비르 임상은 대부분 통제되지 않은 소규모 연구로, 연구 결과 해석에 논란이 있으며 연구마다 상반된 결과가 제시되고 있어 최종 유효성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안전성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이미지출처 NEJM 저널) 렘데시비르 이상 반응에 대한 요약본

 

4월 10일 NEJM 저널에 발표된 53명 코호트 데이터에서 렘데시비르의 빈번한 이상 반응은 간 효소 수치 증가, 설사, 심각한 부작용 등이 있었으나,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4월 29일 Lancet 저널에 발표된 237명 대상 연구에서는, 렘데시비르와 위약군의 부작용 빈도에 큰 차이가 없으나,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 중 12%는 오심, 심폐 부전을 포함한 부작용으로 중도 탈락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5%가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연구에서 렘데시비르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호흡 부전, 혈중 알부민 수치 감소, 칼슘 수치, 적혈구 수, 혈소판 수의 저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위장관 장애, 혈중 간효소 transaminase의 증가, 투여 부위 반응이 있다. 주사와 관련된 부작용으로 저혈압, 오심, 구토, 땀 분비 등이 있으며, 간세포의 염증이나 손상의 징후일 수 있는 간 효소 수치의 증가가 나타났다.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이미지출처 문화일보)

 

렘데시비르의 안정성도 아직 논란이 되고 있어 마찬가지로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 결과를 통해 안전성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사용 동향 렘데시비르는 2020년 3월 체코의 COVID-19 유행에서 중증 환자에 동정적 사용 승인된 바 있다. 4월 초 유럽의약품청에서는 유럽 연합에서 COVID-19 감염증에 렘데시비르의 동정적 사용에 대한 프로그램 권고사항을 제시한 바 있다.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이미지출처 호주 한국면세 뉴스)

 

5월 1일 미국 FDA는 렘데시비르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여, 미국에서도 중증 COVID-19 입원 환자에 사용 가능하게 되었다. 중증이란 산소포화도(SpO2) ≤ 94%이거나 산소 보충이나 기계적 환기장치, 심장 폐 우회술 기계인 체외막 산소요법이 필요한 환자에 해당한다. 5월 7일 일본에서도 렘데시비르의 COVID-19 긴급 사용을 위한 특례 승인 절차를 밟아 승인 발표되는 등 잠재적 치료제로서 관심을 받고 있다.

 

결론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활발한 연구 개발에도 불구하고 COVD-19의 효과적인 치료제는 아직 요원한 상태이다. COVID-19 치료에 긴급 사용 중이던 항말라리아제의 심각한 심장 부작용 위험이 제시되었으며, 초기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HIV 치료제 복합 투여(lopinavir + ritonavir)는 약 200명의 임상 연구에서 유익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면역 조절자인 인터루킨-6(IL-6)의 활성을 억제하여 중증 COVID-19 환자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는 전략이 연구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렘데시비르는 아직 사람에서 치료제로 승인된 바 없는 연구용 약물로 유효성, 안전성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며, 현재 국내에서도 렘데시비르의 COVID-19 중증도별 3상 임상, 경증~중증 환자 대상 연구자 임상이 진행 중에 있다. 적절하게 설계된 대규모의 렘데시비르 임상을 통해 사망률 감소와 같은 COVID-19 치료제로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이슈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렘데시비르와 COVID-19

최근 국내 방역 당국에서 렘데시비르는 COVID-19 중증 환자의 병증 완화에 효과가 있으나, 신종 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같이 초기 환자 등 전체 환자에 광범위하게 투약 가능한 치료제는 아니며 활용 여부는 국내외 임상 결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임상 결과 및 국외 사용 승인 동향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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